책 소개
“이 책은 ‘제자도’Discipleship라는 기독교 공동체의 핵심 원리를 주제로 마가복음을 세밀하게 관찰한 책이다. 특별히 서사비평Narrative Criticism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이 작업을 하였다. 독자가 신학도가 아닌 경우 ‘서사비평’이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하겠지만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. 쉬운 말로 하면 ‘이야기’ 정도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.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, 제자도에 관한 내용을 다루면서 왜 하필이면 마가복음인가, 왜 서사비평인가, 하는 점을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한다. 마가복음서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개 제자도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접하는데 그것은 무엇보다 이 복음서의 저자가 제자도에 깊은 관심을 가진 저자였다는 사실의 발견에서 출발한다. 가령 이 복음서에서 제자들은 다른 복음서와 마찬가지로 스승께서 처음 부르시는이야기(1:16-20)를 통하여 하나님 나라 사역의 초기에 등장하고 있 다. 그렇지만 그분 자신과 그 사역에 동행할 중요한 인물들로서, 특히 ‘함께 있도록’ 하기 위하여 이 제자들을 부르고 세웠다는 말은 마 가복음뿐이다(3:14). 그리하여 제자들은 회개를 전파하고, 귀신을 쫓아내며, 병인에게기름을 발라 고치는 많은 사역에 이르기까지(6:12-13), 예수와 함께 있음으로써 그분의 하나님 나라 사역에 동참하는 이들로 강조된 것이다. 따라서 이와 같은 세밀한 관찰처럼, 그들이 이 복음서에서 전반적으로 어떻게 묘사되고 있으며, 또한 그들에 대한 묘사를 통해 제 시되는 제자도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마가복음서 연구의 중요한 신학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. 그러나 마가복음의 제자도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이 복음서가 제자들에 대해 긍정적인 묘사와 함께 상당히 많은 부정적 묘사-즉 예수의 정체와 그의 사역에 대한 이해의 부족-를 제공한다는 데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.”ㅡ「제자의 길, 제자의 자리」 중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