매정한 철조망으로 십자가 만들기

교회 주변에 울타리로 쳐 있던 철조망을 일체 철거하여 제단의 십자가로 만든 회원 교회가 있어 소개합니다.

‘신석감리교회’입니다.

담임목사님이신 김덕주 박사님의 ‘철조망 십자가 시(詩)’

너머에서
넘어오지 못하게
울타리로 설치되어 있던
매정한 철조망을
끊.었.습.니.다!

수십년 간
맘껏 잘난 체 하던,
누구도 다가오지 못하게 하던
도도하고 독살맞은
독사 같은 그 철조망을
끊.었.습.니.다!

들새들도 노래하기 전에
눈치를 보게 했던,
맘껏 자유로운 노랑개나리마저
잔혹하게 윽박하던
그 철조망을
끊.었.습.니.다!

진작에 끊어내었어야 할,
진작부터 설치되지 않았어야 할,
녹 슨 철조망을
끊.었.습.니.다!

우리의 형아께서
하늘과 땅을 열으시려고
당신 심장을 으깨시어 끊어버리셨던
가시가득한 그 철조망을
끊.었.습.니.다!

끝끝내
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
되레 내 피를 내놓으라던
그 철조망을
끊.었.습.니.다!

그리고

다시는 그러지 말자고,
제발 형아 마음좀 읽자고,
끊어 낸 그 철조망을 엮어
십자가를 그렸습니다!

이제
우리는
억지로라도
그 십자가를
볼 수밖에 없이 되었습니다.

와냐면
그를
예배당 정면 정중앙에 …